솔직히 저는 첫째 아이를 키울 때 배꼽 소독용 알코올이 당연한 필수품인 줄 알았습니다. 조리원에서 퇴소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탯줄이 달랑달랑 붙어 있는 걸 보면서, 매일 밤 솜에 알코올을 적셔 정성스럽게 닦아줬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오히려 탯줄 탈락을 지연시키고 감염 위험까지 높이는 행동이었습니다. 배꼽 소독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10년 전에 이미 바뀌었다는 사실을, 저는 그 뒤로야 알게 됐습니다. 탯줄은 왜 그렇게 조마조마한가 — 배경과 맥락제가 첫째를 데리고 조리원에서 나왔을 때, 탯줄은 아직 딱 붙어 있었습니다. 주변 부모들한테 물어보면 다들 "알코올 솜으로 닦아줘야 한다"라고 했고, 포털에 검색해도 배꼽 소독용 알코올이 출산 준비물 목록 상단에 버젓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 정보를 ..
조동 모임에 갔다가 울적해진 적이 있습니다. 같은 개월 수 아기들이 하루 800~900ml씩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저희 아이는 컨디션이 좋은 날도 700ml를 간신히 채우는 편이었거든요. 그 몇십 cc 차이가 뭐라고, 분유를 타서 물릴 때마다 속으로 '제발 조금만 더'를 되뇌었습니다. 수유량이라는 숫자가 이렇게 부모를 옥죄는 이유, 그리고 그 숫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제가 겪은 혼란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권장량 불안, 숫자가 부모를 어떻게 흔드는가분유 캔 뒷면에 적힌 월령별 권장 수유량은 마치 절대 기준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초반에 그 숫자를 기준으로 하루를 채점했습니다. 700ml면 오늘은 실패, 750ml면 그나마 합격 같은 식으로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숫자 하나가..
쪽쪽이를 물리면 치열이 망가진다고, 중독되면 나중에 끊기 힘들다고 다들 말렸습니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가 저는 아이 잠투정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몇 주를 버텼습니다. 막상 용기를 내어 물려봤을 때 오물오물 빨며 스르르 잠드는 모습을 보고, 솔직히 왜 이걸 이제야 했나 싶었습니다. 쪽쪽이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는데 정작 제대로 된 사용법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쪽쪽이가 위험하다고요? 오히려 영아돌연사증후군을 예방합니다쪽쪽이를 물리면 입이 막혀 숨을 못 쉴 것 같다는 걱정, 저도 처음엔 똑같이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알아보니 이 걱정은 완전히 반대 방향이었습니다.영아돌연사증후군(SIDS, 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이란 겉으로 건강해 보이는 영아가 수면 중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
솔직히 말하면, 저도 아이가 어릴 때 목튜브를 채워 물에 띄워두면서 "이게 발달에도 좋다던데" 하고 안심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미국 FDA가 목튜브로 인한 영아 사망 사례를 공식 발표하고, 2022년부터 사용을 금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귀엽다고, 발달에 좋다고 별 의심 없이 썼던 그 용품이 '가짜 안심'을 만드는 도구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기록입니다. 목튜브와 암튜브, 안전용품이 아니었습니다목튜브를 처음 접한 건 아이가 생후 몇 달 됐을 때였습니다. 목에 도넛 모양의 공기 주입식 튜브를 끼워 물에 띄우는 제품인데, 제조사 광고에는 근육 강화와 폐활량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물에 둥실 떠서 팔다리를 흔드는 아이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안전 여부를 제대로..
첫째가 수족구를 달고 들어왔던 날, 처음엔 그냥 감기인 줄 알았습니다. 미열에 목이 아프다던 아이가 다음 날 아침엔 손발과 엉덩이까지 물집으로 뒤덮여 있었고, 침도 제대로 못 삼키는 상태로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 했습니다. 수족구는 겉보기엔 징그럽고 무서운 병이지만, 실제로 부모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물집보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 쏟아지는 현실적인 문제들이었습니다.수족구 증상과 대처: 먹이는 것이 치료입니다수족구병(Hand-Foot-Mouth disease)은 이름 그대로 손, 발, 입에 수포가 생기는 감염병입니다. 여기서 수포란 피부 안에 액체가 차오르는 물집을 말하는데, 이 안에 바이러스가 가득 들어 있어 전파의 핵심 경로가 됩니다. 원인은 세균이 아니라 바이러스, 그중에서도 장바이러스(Enterovi..
아이가 성장하면서 스스로 무엇이든 해내려고 고집을 부리는 순간은 양육자에게 기쁨과 동시에 거대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누워만 있던 영아가 뒤집기와 배밀이를 거쳐 스스로 도구를 사용하고 의사를 표현하는 인지 및 사회성 발달의 핵심 과도기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도성이 폭발하는 이 시기에는 집안일이 몇 배로 늘어나며 부모의 체력은 순식간에 고갈되기 마련이다. 원래는 얌전히 받아먹던 아이가 갑자기 숟가락을 빼앗아 음식을 온 집안에 흩뿌리거나 스스로 옷을 입겠다며 꽁꽁 대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깊은 시험대에 들게 된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차라리 내가 해 주고 말지라며 아이의 기회를 빼앗거나 짜증을 내는 실패를 거듭하기도 한다. 아기의 독립심을 건강하게 키워주면서도 부모의 심신을 지켜내는 현실..